행복이란 고통이나 슬픔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은 고통과 슬픔이 왜 있는지를 알기 때문에 행복한 것입니다.

패자부활전을 치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민들레의 집 우리 식구들입니다

200년 5월에 첫 민들레의 집 식구부터 지금껏 많은 민들레 식구들이 민들레의 집을 거쳐갔습니다.

하늘나라로 간 민들레 식구도 있습니다 뇌사상태에 빠져서 힘겹게 하루 하루 살아가고 있는 식구도 있습니다 열 몇 번이나 나갔다가 들어왔다가 또 나가서 거리에서 지내는 식구도 있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식구도 있습니다 살던 집에 쓰레기로만 가득 채워놓고 도망가버린 민들레 식구도 있습니다 다시 거리에서 노숙하는 민들레 식구도 있습니다 그리고 기적처럼 다시 평범한 우리의 이웃으로 돌아가서 살고 있는 민들레 식구들도 있습니다

패자부활전을 치르고도 다시 살아나지 못한 식구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립니다 좀더 따뜻하게 잘 해 줄 걸.. 아쉬움이 남습니다.

겨우 단칸방 하나 마련해 드렸을 뿐인데 새록새록 생기를 되찾고 살아나는 식구들을 보면 경이롭습니다

조금만 도와드리면 살아날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손님들 때문에 어려운 살림살이에서도 돈을 조금씩 모았습니다 오십만 또는 백만 원 정도 모이면 손님들 중에서 한 분을 민들레 식구로 초대합니다.

민들레 식구는 모두 따로 따로 삽니다 가족이 있으면 가족끼 리 삽니다 아무 조건이 없습니다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함께 삽니다 아니면 스스로 떠날 때까지 있습니다 원한다면 언제든지 다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으면 될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주민등록이 말소가 되었으면 다시 살려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푹 쉬고 싶다면 최소한의 용돈도 드립니다 민들레 식구가 된 댓가로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하면 거절합니다 자유롭게 봉사를 하고싶다면 최소한의 용돈은 드립니다.

민들레 식구로 사는 방식도 자유롭습니다 따로 식사를 해 드실 수 있도록 거들어 드립니다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민들레국수집에 와서 자유롭게 식사하셔도 좋습니다 쌀과 반찬도 필요하다면 나눠드립니다 느슨하게 따로 떨어져서 사는 식구들입니다.

현재 민들레국수집 주변에는 민들레 식구들이 서른 명 정도 오손도손 살고 있습니다.

내일 저녁에는 2010년에 방영된 인간극장에서 고구마 장사를 했던 식구를 만나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습니다 참 기적같은 일입니다

우리가 왜 고통과 슬픔을 겪는지 알면 불행 끝 행복 시작의 패자부활전을 잘 치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어제에 비하면 참으로 한가한 날입니다 손님들이 기다리지 않으셔도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습니다 조용합니다 설거지 하는 소리만 달그락거릴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