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천주교 인천교구 사회복지회의 아녜스 수녀님이 민들레국수집에 절인 배추 200포기를 보내주실 수 있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기분이 참 좋습니다.

아무래도 동네에 김장을 못 담그시는 가정이 많을 것 같아서 올해는 500포기 정도 해서 반은 민들레국수집 손님들을 대접하고 반은 김장 못 담그시는 가정에 나눠드리자 마음먹었는데 수녀님께서 200포기를 주신다니까 먼저 하는 김장은 동네 어려운 분들께 나눠드리고, 다음 번에 영흥도 자매님이 챙겨주시기로 한 배추 150포기에 좀 더 보태서 우리 김장을 하면 되겠다 마음 먹었습니다.

오후에 아녜스 수녀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절인 배추를 주시겠다는 곳에서 이곳저곳 나누다보니까 없다고 한답니다 미안해하십니다 괜찮다고 했습니다 신경 써 주시는 것만도 고맙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전화가 왔습니다 천주교 인천교구 빈첸시오회 회장님이십니다 수녀님께 실수를 했다시며 배추가 얼마나 필요한지 물어봅니다 사오백 포기는 있어야 필요한 만큼의 김장이 된다고 했습니다 조금 후에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배추 500 포기를 내일 민들레국수집으로 보내주시겠다고 합니다 또 한참 있다가 빈첸시오회 회장님의 전화가 왔습니다 500포기 배추를 담는데 필요한 쪽파와 무 그리고 갓을 더 주시겠다고 합니다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참으로 희한합니다.

내일 배추와 무가 들어오면 목요일과 금요일에 김장을 하면 됩니다 우리 손님들이 하필이면 밥 먹는데 김장해서 힘들게 하냐 는 불평을 하느님이 들으셨나 봅니다 국수집이 쉬는 날인 목요일과 금요일에 김장을 하면 참 좋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마늘과 생각 그리고 생새우와 고춧가루가 있으면 김장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 고맙습니다! 맛있게 김장을 담궈서 손님 대접 잘 하겠습니다.

추풍낙엽입니다 갑자기 추워지니까 단풍도 제대로 들지 못한 은행잎이 추풍낙엽으로 떨어져 내렸습니다 우리 손님들은 얼마나 견디기 어려웠을까요 아침에 식당 문을 열자마자 언 손을 호호 불면서 들어오는 경태씨가 얼어 주는줄 알았다고 합니다 경태씨는 지난 겨울에는 화도교회 옆에서 겨울 내내 노숙을 했는데도 갑작스러운 추위는 견디기 어려운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