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미국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집에 좋은 일이 생겨서 감사하는 마음에 민들레국수집에 후원금을 보내신다고 하셨습니다 바오로라고 하십니다 고맙습니다.

아침에 민들레국수집 앞에 승용차가 섰습니다 차량번호가 7887번입니다 예쁘신 부인과 신사분이 내리셨습니다 뒷 트렁크를 여시고 물건을 내려주시곤 이름도 밝히지 않으시고 쏜살같이 떠나가셔습니다 겨우 차 번호만 외웠습니다 의류와 생필품 그리고 후원금이 담긴봉투와 맛있게 요리한 반찬 두 가지입니다 아주 맛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순의할머니께서 덕적도 바닷가에서 직접 따신 굴을 한 봉지 가져오셨습니다 바닷물에 깨끗하게 씻었으니까 씻지 말고 그대로 먹으면 더 맛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것보다는 간장에 참기름 살짝 넣어서 생굴을 찍어먹으면 훨씬 맛있다고 알려주십니다.

민들레국수집이 지금까지 있도록 도와준 분들이 물심양면으로 사랑을 나눠주신 고마운 분들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은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습니다 수요일 저녁에 전화가 왔습니다 큰자형께서 선종하셨다고 합니다 78세입니다 가족들에게 먼저 떠나가게 되어서 미안하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천국에 먼저가서 가족들이 있을 자리를 마련하고 기다리겠다고 하셨습니다 청송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베로니카께 형제들에게 영치금을 두 배로 송금해 드리도록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김해로 갔습니다 막내인 안젤로 신부님이 제일 먼저 도착했습니다 빈소에 절하고 가족들과 함께 연도를 드렸습니다 큰자형과의 추억을 가족들과 나눴습니다.

금요일에는 임호성당에서 레지오 마리애 장으로 엄숙하게 안젤로 신부님의 집전으로 장례미사를 치렀습니다 그런 다음 화장장에가서 화장을 한 다음에 추모관에 봉안했습니다 그런 다음 인천으로 돌아왔습니다.

인천에 오자마자민들레국수집에 와서 토요일에 손님이 드실 국을 끓였습니다

토요일에는 손님들이 많이 오셨습니다 그리고 여인숙에 방을 하나 얻었습니다 이웃과 어울리기가 어려운 분을 여인숙으로 옮기도록 했습니다.

청량리에서 오시는 할머니께서 근처에 보증금 없는 싼 방을 구할 수 없는지 물어봅니다 부동산에 부탁했더니 초라한 당신 행색을 보곤 방을 구할 수 없다고 했답니다 할머니는 65세입니다 청량리에서 몇 달전부터 노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춥지 않아서 겨우 버텼지만 겨울에 노숙하기는 너무 힘들것 같다고 합니다 월 십만원 정도면 어떻게든 돈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내일까지 생각해 보신 다음에 오시라고 했습니다 서둘러 방을 하나 구했습니다.

저녁에는 지난 여섯 해 동안 꾸준히 민들레국수집을 후원해주신 콜롬부스 기사단 송년모임을 다녀왔습니다 콜롬부스 기사단은 미국 천주교 신자들 봉사모임입니다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멋진 모임을 가졌습니다 신부님과 수녀님들 그리고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일요일에는 조금 일찍 국수집에 와서 국을 끓여놓고 반찬 준비를 해 놓은 다음에 민들레식구들에게 국수집을 부탁해 놓고 서울 일원동 성당을 다녀왔습니다 대림절 피정에 첫 강의를 해야했기 때문입니다

오후에 국수집으로 돌아오니 오전 일찍 청량리에서 오신 할머니가 오셨다고 합니다 오후에 다시 오신다고 했다고 합니다.

오후 네 시 쯤 할머니가 오셨습니다 방을 구해 놓았으니 식사를 하신 다음에 가시자고 했더니 오전에 국수집에서 드셨다면서 괜찮다고 합니다 서울에서는 세 끼를 찾아먹어도 배가 고픈데 민들레국수집에서는 한 끼만 먹어도 하루 온종일 배가 든든하다고 합니다 그래도 조금만이라도 드시라고 했더니 조금 더 드셨습니다.

방을 보시곤 좋다면서 꼬깃꼬깃 접은 돈을 꺼냅니다 10만원을 선불로 내시겠다고 합니다 할머니의 수중에는 겨우 이천 원이 남아있습니다 돈을 돌려드리면서 나중에 기초생활수급자가 된 다음에 부담하시라고 했습니다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십니다 이렇게 민들레 식구 한 분이 늘었습니다

오늘은 서울에서 오는 손님이 많은 날입니다 오전에 몇 차례나 손님이 앉을 자리가 없어서 밖에서 조금 기다려야 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오늘 차림판은 우거지 콩나물국, 배추김치, 총각김치, 어묵볶음, 무나물, 고추장아찌,치커리 생채, 짜장, 달걀 프라이입니다 후식은 가래떡을 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