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늦잠을 자도 좋은 날이라고 좋아했는데 아니었습니다 주헌씨를 병원에 모시고 가야하는 날입니다 주헌씨와 제가 몸집이 비슷하기에 저의 옷들을 급히 챙겼습니다 팬티와 티셔츠 그리고 수건과 양말과 세면도구들을 챙겼습니다 어제 저녁에 대성씨와 성욱씨에게 주헌씨를 잘 돌봐드리도록 부탁해 놓았습니다 주헌씨를 모시러 가는 중에 대성씨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수퍼에서 지금 소주를 병째 마시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 주헌씨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몇 달은 술 구경을 못하니 입원하기 전에 마셔두는 모양입니다 민들레국수집 앞에 주헌씨가 술에 취해서 앉아있습니다 대성씨와 함께 주헌씨를 차에 모시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차 안에서 계속 술 주정을 합니다 병원에 입원을 시키고 매점에 용돈 오 만원을 맡겨 놓고 민들레국수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우리 주헌씨가 퇴원한지 석 달만에 다시 입원하는 셈입니다.

쪽파와 부추를 섞어서 부추 파김치를 두 통이나 담았습니다 내일을 위해 소뼈를 푹 고으고 있습니다 또 돼지고기 듬뿍(열 네 근) 넣고 배추김치 25킬로를 물에 살짝 헹궈서 썰어서 김치찌게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정육점 재호씨와 세탁소 아저씨 그리고 대성씨와 성욱씨에게 점심으로 우동을 만들어 먹자고 제의했더니 모두들 좋아합니다 김치 한 보시기 썰어 놓고 우동을 곱배기로 다섯 그릇을 만들었습니다 아주 맛있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선물로 들어온 깍두기를 통에 옮겨담아서 냉장고에 보관했습니다 아주 맛있게 익은 깍두기입니다 찬희네에도 한 상자(10킬로) 보내야겠다 싶어서 손수레에 한 상자 싣고 또 돼지고기도 한 토막가지고 찬희네에 갔더니 찬희 할머니가 찬희가 과자를 먹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마침 오징어 땅콩 1상자가 있어서 할머니께 드리고 또 찬호와 찬희가 좋아하는 비엔나 소세지 4봉지도 같이 드렸습니다.

서울 노량진 공원에서 근 삼년이나 노숙을 했던동현이네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쌀이 얼마나 남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오늘 먹을 것은 남아있다고 합니다 쌀 한 포대 드리고 두부 두 모와 콩나물도 한봉지 담아드렸습니다 20킬로 쌀 한 포를 보름 정도에 드셨으니 보통 사람들이 먹는 것보다는 두 배는 드신 셈 그래도 세 끼 꼬박 드시면서 행복해 했을 것입니다 어제 인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원해 준 긴급 생계지원비를 받았다고 합니다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4월 4일(수)

작년 9월부터 노숙을 하고 있다는 어머니와 아들을 봅니다 어머니는 나이가 70입니다 아들은 나이가 42입니다 부평에서 식사하러 옵니다 가장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았습니다 노모가 비바람 피해 몸 누일 방 한 칸만 있다면...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마침 MBC 텔레비전의 피디께서 전화가 왔습니다 프로그램 연결이 될 듯 합니다 함께 도와주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며칠을 굶고 어머니께 너무도 죄스러워 노모를 모시고 순대국집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순대국밥 시키고 공기밥을 네 그릇을 먹었고요 소주도 한 병 먹었더니 이만원이 나왔다고 합니다 식당 주인에게 무릎을 꿇고 사정을 했는데도 주민등록증을 맡기고 돈을 가지고 찾으러 오라고 해서 겨우 나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부평역전에서 배고파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민들레국수집 이야기를 듣고 노모와 함께 찾아왔는데 세 시간을 헤매고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4월 5일(목)

오전 11시에 노모와 함께 노숙하는 원식씨를 민들레국수집에서 만났습니다 순대국집에 가서 아침 겸 점심 대접을 했습니다

주헌씨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내일 병원에 입원하기로 약속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