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은 신문을 보다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어제 한겨레 신문과 오늘 경향신문에서 한국순교복자수도회 기사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네 분 수사님이 종신 서원식 하는 기사입니다 비록 저는 실패자이지만 바라보는 기분이 참 좋습니다.

설 전에 우리 손님들께 떡국 대접을 못하게 될까봐 걱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많이 나눠주었는데도 넘쳐났습니다 어제까지 우리 손님들께 떡국 대접을 할 수 있었습니다 손님들이 매일 같은 음식에 짜증내실까봐 제대로 격식을 차려서 대접한 떡국은 세 번 정도였습니다 그 다음에는 보통 국처럼 떡국을 약간만 넣어서 드렸습니다 고명도 매일 조금씩 다르게 넣어드렸고요 한우 사골 국물과 한우 소고기 육수를 썼으니 질리지는 않으셨을 것입니다 화도진 식당 자매님이 직접 빚어 선물해 주신 만두도 참 맛있었습니다 나눠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토요일에는 개운하게 된장국을 끓여 대접할 생각입니다 다음 월요일이 정월 대보름입니다 오곡밥과 나물을 대접해드려야겠습니다 주일에는 상품을 걸어놓고 윷놀이를 할 생각입니다 윷놀이 이긴 분에게는 세면도구를 드리고 진 분에게는 양말을 상품으로 드리기로 했습니다

어제는 주헌 씨가 술에서 해방되어 스스로 설거지하러 나왔습니다 주헌씨는 술에서 해방될 듯 뒬 듯 한데 잘 안되고 있습니다 두현씨는 혈당이 120 정도에서 안정되고 있습니다 무급 직원인 선호씨가 활기가 넘치는 것 같아서 참 좋습니다.

내일 금요일에는 청송 가는 날입니다 청송교도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모임에서만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까 조금만 해 오라고 합니다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내일은 모니카와 대성씨 그리고 베드로 형제와 유스띠노 신학생이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이은영 수녀님께서 2월 2일 종신서원을 하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손님 한 분이 이야기를 하자고 합니다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신은 비록 민들레국수집에 와서 밥은 먹지만 노숙자는 아니다라고 합니다 월세를 내지만 자기 방도 있고 자기는 게으르지도 않고 일도 나간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도와달라고 합니다 요즘 몇 달 동안 막노동을 나가도 일을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몇 달 방세도 내지 못해서 쫓겨날 위험에 처했다고 합니다 주민센터에 가서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했더니 자기는 해당이 안된다고 한답니다 나이도 65세 미만이고, 장애도 없고 여섯 달 동안 일을 할 수 없는 질병에도 걸리지 않았으니 해당 사항이 없다고 거절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일거리조차 없으니 곧 방을 비워주게되면 노숙자가 되는데 도움 받을 길이 없다면서 도와달라고 합니다.

현재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어서 얼마 받는 사람들 중에는 자격 박탈되는 사람이 많이 생겼는데 방법은 하나 뿐이라고 했습니다 소망교회가 있는 서울 강남구로 이사를 가면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더니 피식 웃습니다 사회복지 예산이 지자체로 많이 이양되었습니다 가난한 지자체에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어야 하는 사람이 많은 반면 예산이 모자라니 새로 수급자가 되기가 힘이 듭니다 반면 강남구 같은 돈많은 지자체에는 이사를 갈 수만 있다면 되기가 참 쉬운데 그곳으로 이사를 갈 길이 없습니다.

어제 나이 서른 다섯인 손님이 왔습니다 아무리 살펴뵈도 노숙하는 사람 같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 병원에서 간경변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기독병원에서 치료는 아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받고 있지만 살 길이 없다고 합니다 부모님이 계신지 물어봤습니다 계셔도 도움 청할 길이 없다고 합니다 호주와 뉴질랜드가 부럽습니다 무상의료! 우리도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마흔 여섯인 손님이 있습니다 술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도박에 빠진 것도 아닙니다 찜질방 티켓을 누나가 마련해줘서 찜질방에서 지내는데 한밤중에 다른 사람들이 컵라면 먹는 것을 보면 참 먹고 싶다고 합니다 15일까지는 티켓이 있어서 잠자리 걱정은 없는데 막노동 일을 나가도 요즘은 한 번도 나가지 못했다고 합니다 지난 아이엠에프회사에서 짤리고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나이만 들고 살 길은 없고 이렇게 끝나야 하나걱정이라고 합니다.

몇달만에 막노동 하루 하고 돌아오는 우리 손님이 "오늘 일 나갔다 왔어요!" 자랑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