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에는 그냥 푹 쉬었습니다 금요일에는 금년들어 처음으로 청송을 다녀오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2월 6일(금)

새벽 네 시에 모니카가 먼저 일어났습니다 서둘러 준비하고 내려가서 차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대성씨와 베드로 형제가 약속시간에 나타났는데 대성씨는 아마 밤을 새웠을 것입니다 모니카가 내려오고 네 시 반에 청송으로 출발했습니다 여주 근처에서 안개가 아주 심했습니다 비상등을 켜고 조심조심 운전했습니다.

가랫재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일인당 오천원이었는데 올라서 이제는 육천원이나 합니다 우리 손님들께도 이곳 뷔페식처럼 낼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생각해 봅니다

진보에서 청송 교도소에 가져갈 음식을 준비하고, 진보 시장에 가서 닭튀김 다섯 마리 주문을 해 놓고 교도소에 들어갔습니다

교도소 형제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진보로 나와서 점심을 먹고 닭튀김과 순대를 샀습니다 올해부터는 우리 형제들이 음식을 남겨서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형제들이 닭튀김 다섯 마리분과 순대 열 명 분을 가져오면 고맙겠다는 연락이 있었습니다 음료수는 대성씨가 페지 모아서 판 돈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담당 교도관에게 이번만 봐 달라고 했습니다 다음부터는 고기는 가지고 오지 않겠다고 사정하고 준비한 음식을 형제들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요 꿀맛이라고 합니다 그 많은 음식을 점심 식사하고 난 후인데도 불구하고 싹싹 비웠습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인천으로 돌아오는 길은 용인 근처와 동수원 근처에서 조금 차가 밀렸지만 아주 좋았습니다 저녁 일곱 시 사십 분에 인천에 도착해서 늦은 저녁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2월 7일(토)

새벽인지. 누군지 모르지만 고마운 분께서 김을 국수집 문 앞에 놓고 가셨습니다

아욱과 시금치 그리고 콩나물을 넣고 끓인 된장국입니다 오랜 동안 소고기국만 먹다가 시원한 된장국을 내니까 손님들이 어찌나 좋아하는지 놀랄정도입니다 평소에는 우리 손님들이 된장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정월 대보름 음식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고사리 한 관, 시래기 두 관, 고구마줄기 두 관, 취나물 한 관, 피마자 나물 1관, 가지나물 두 관을 준비했습니다 무도 한 자루 준비했습니다 아가다 자매님께서 반찬 만드시느라 신이 나셨습니다.

고마운 분께서 해남의 유기농배추를 보내주셨습니다 절여서 보내달라고 부탁했더니 잘 절여져서 왔습니다 민들레 꿈 공부방 아이들을 위해 맵지 않게 김치를 담갔습니다 아이들이 참 좋아할 것 같습니다

봉화에서 바오로 형제님이 인천 올라오는 길에 묵은지 김치를 한 통(아주 커다란 통입니다) 트럭에 싣고 오셨습니다 돼지고기 썰어 넣고 김치볶으면 참 좋아할 것 입니다석원씨는 잘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봉화를 떠난 동윤씨는 헤매다가 지금은 신안이라는 섬에서 염전 일을 한다고 합니다.

2월 8일(일)

윷놀이를 했습니다 1등은 막걸리 두 병, 2 등은 세면도구를 걸었는데 우리 손님들이 이등 상품보다는 일등 상품만 좋아했습니다.

초등학교 동창모임에서 봉사하러 오셨습니다 감자도 다듬고, 쪽파도 다듬고, 마늘도 까고 그러면서 하루를 즐겁게 보냈습니다

노숙하지 않고 지내는 우리 손님들께 어떤 집에서 지내는지 물어보았습니다만식씨는 보증금없이 월 15만원에 여인숙에서 방 한칸 얻어 지내고요 종호씨도 여인숙에서 월 1만원에 지내고요 수복씨는 보증금 오십만원에 월 10원에 지내고요 선태씨는 보증금 삼십만원에 월 6만원에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성수씨는 찜질방에서 지낸다고 하고요 승범씨는 친구 동생집에서 돈 안내고 지낸다고 합니다.

대통령이 도와준다는 가정이 보증금 200만원에 월 2만원이면 얼마나 좋은 집일까! 손님들이 감탄을 합니다.

우리 손님들은 거의 대부분이 노숙을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