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 상추는 아주 비쌉니다 그런데 차간 문기씨가 비싼 상추를 선물로 가져오셨습니다 풋고추와 깻잎도 함께요 우리 손님들이 어찌나 잘 드시는지요 비싸면 너무 잘 드십니다 쌀 때는 또 잘 드시지 않으려고도 합니다 아이러니입니다.

오전에는 마지막으로 남은 00탕을 내었고요 오후에는 시원한 열무 김칫국을 내었습니다

돼지불고기, 부추, 애호박, 감자를 넣고 햄과 소세지도 듬뿍 넣은 부침개도 내었고요 열무김치, 오이무침, 미나리 나물, 무장아찌, 그리고 상추와 쌈장이 오늘 차림판입니다.

어제 오후에는 옥련동 민들레의 집의 종석씨의 장애등급 재판정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선호씨가 종석씨와 함께 동사무소와 병원을 함께 다녔습니다 정신장애는 매 이년마다 재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이번에도 종석씨는 장애 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어제 민들레국수집 하루 일과를 마치고 강아지 민들레는 국수집을 지키도록 매어놓고 성욱, 종석, 선호씨와 함께 유명한 삼치골목에 가서 막걸리와 사이다 안주로는 해물파전, 오징어 데침, 삼치구이, 계란말이를 푸짐하게 시켰습니다 종석씨도 사이다를 한 잔 들고난 다음 막걸리를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다가 조금만 달라고 합니다아주 기분 좋은 저녁이었습니다 적당한 취기는 신선이 부럽지 않습니다

장마비가 내립니다 오늘은 조금 느긋하게 민들레국수집에 왔습니다 영희씨가 건너편 교회건물 처마 밑에서 쪼그리고 앉아 비를 피하고 있습니다 밥과 반찬이 준비되는대로영희씨에게 식사를 권했습니다 아홉시 반입니다 손님이 무작정 들어와서 밥을 푸려고 합니다 손님, 아직 시작 시간이 안되었거든요 식사를 하시려면 저에게 물어보는 것이 예의가 아닐까요 머리 글적이며 다른 사람이 식사하고 있기에 그냥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러면 다시 제대로 부탁을 하라고 말을 시킵니다 배가 고파서 그러는데 아직 시간이 안되었지만 식사할 수 있나요 그럼요 식사하세요 이렇게 말을 못하는 우리 손님들에게 끊임없이 말을 시키려고 애를 씁니다 소외된 사람은 말할 기회마저도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말하기 시작할 때 우리 손님들이 자립할 능력을 키우게 되기 때문입니다.

내일은 푹 쉬고 모레는 청송 소풍을 다녀와야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