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에 육개장을 끓이면서 돌국 끓이는 사나이를 생각합니다.

7월 24일에는 얼마나 기쁜지요! 반갑고 또 반가운 한국순교복자수녀회의 수녀님 세 분이 맛있는 음식 바리바리 싸드시고 민들레국수집에 오셨습니다 오늘 피정에 들어가시는데도 불구하고 찾아오셨습니다 앞치마 두르시고 설거지도 하시고 손님들 접대도 하시고 반찬거리도 다듬으셨습니다 우리 손님들이 식사하시는 그대로 세 분 수녀님께서 맛있게 점심을 드시고 예수님 만나시러 피정에 들어가셨습니다 옛날 저도 한국순교복자수도회에서 스물 다섯 해를 살았거든요.

착한 문기 총각이 상추 한 상자와 콩나물 두 상자를 가져오셨습니다 싱싱한 상추 씻어 손님상에 내었습니다

기분좋은 편지가 왔습니다 아래에 전문을 싣습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에 사는 최은영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인간극장 보고 반해서 제 블로그에 글을 썼는데 댓글을 남기셨드랬죠 그 때는 싸이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근래 검색해 보니 별도 홈페이지를 개설하셨더군요 사실 없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도 약간 있었는데 웹페이지도 생기고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도 올라와 있고 너무 반가왔습니다.

그 때 꼭 찾아가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일에 치여 살다보니 그러질 못했어요 항상 마음 한 구석에 부담만.

그래도 나름 아름다운 가게에서 토요일마다 봉사활동도 하며 지냈답니다 (지금은 이사를 가서 거리도 멀어지고 회사일이 너무 바빠서 도저히 제 체력으로 감당할 수가 없어서 잠시 쉬고 있지만요.)

직접 가서 일도 도와드리고 싶지만 현재로선 여건이 안 되네요 (솔직히 제가 가서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동봉하는 건 백화점 상품권이지만 이마트에서도 쓸 수 있으니까 민들레국수집에 유용하게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시간적인 여유가 되면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민들레국수집에 의지해야 하는 사람들이 없어지는() 그날까지 변함없이 따뜻한 미소로 우리 곁에 있어주세요 가족분들 모두 항상 건강하시구요

육개장을 끓이면서 쇠고기를 얼만큼이나 살까하다가 푸짐하게 손님들께 드리고 싶어 약간 더 샀습니다 성욱씨에게 부탁해서 밤 아홉 시쯤에 꽁꽁 언 덩어리를 찬물에 담아 놓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꿈에도 육개장을 끓이는 꿈을 꿨습니다 이른 아침인 일곱 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민들레국수집으로 오는 길에 숙주와 고사리 그리고 토란대를 사고 팽이버섯과 대파를 세 단을 샀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의 제일 큰 국솥에 물을 반쯤 담고 핏물이 잘 빠진 고기 덩어리를 넣었습니다 그렇게 국을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토란대와 고사리를 잘 씻어서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먼저 넣고, 대파를 다듬없습니다 파뿌리를 잘라내고 가위로 먹기좋은 크기로 잘랐습니다 물에 씻은 다음 끓는 물에 데쳐서 준비해 놓고, 숙주도 데쳐서 놓은 다음에 고기는 건져내고 대파와 숙주를 넣고 끓는 동안 찬물에 담아 둔 고기를 먹기좋게 손질했습니다

고기를 넣고 소금으로간을 맞췄습니다 그런 다음에 고추기름을 만들었습니다 뜨거운 고기국물에 고추가루를 풀고 마늘과 참기름을 넣고 잘 개어서 만들었습니다 그런 다음에 옥련동 민들레 식구들이 키운 매운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놓은 다음,마지막으로 끓고 있는 국의 기름기를 걷어내고 준비해둔 고추기름과 매운 청양고추를 넣고, 팽이버섯을 넣고, 마지막 간을 맞췄습니다 아주 아주 맛이 좋습니다.

이른 아침인 일곱 시 반쯤 서울에서 찾아온 손님이 세 분이나 왔습니다 육개장을 끓이는 것을 보고 고깃국은 언제 먹을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오전 열 시쯤이면 맛보실 수 있을 건데.. 열 시에 민들레국수집의 문을 여는 시간인데 그때까지 기다리시기 힘드실텐데 국은 아직 안됐지만 식사하시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 오신 손님들이 국이 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합니다.

인천 한전 직원 일곱 분이 봉사하러 오셨습니다 마침 문기 총각이 오징어 한 상자와 부추와 파 등등 부침개를 만들 재료를 잔뜩 준비해 오셨습니다 아가다 자매님의 진두지휘로 부침개 만들기를 시작했습니다 모든 재료를 잘게 썰고 다듬고.. 재료를 전부 다듬어 큰 대야에 담고 밀가루 반죽을 해서 부침개 부칠 준비를 했습니다 약간 한가한 점심 시간에 봉사자 분들 식사를 하시도록 했습니다 점심 드시고 정리해 놓으시고 떠나셨습니다.

우리 손님들이 맘껏 국을 드실 수 있도록 두 번 세 번 담아드렸습니다 너무 맛있어서 찬희네에도 보내고 민들레 식구들 집에도 보내드렸습니다

옥련동 민들레 식구인 선호씨가 내일부터 스무 날 동안 승봉도 민박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대단한 발전입니다 민들레식구가 된 후 지금까지 열흘을 봉화에서 지내고, 나흘을 아르바이트 했었고요 두 해만에 이제 스무 날이나 아르바이트를 하게 됩니다 대단한 변화입니다 그래서축하 잔치를 하기로 했습니다 창환 씨와 종석 씨와 성욱 씨, 그리고 새식구인 보봉 씨와 윤 기장님과 저. 이렇게 여섯이 선호 씨를 축하하기 위해서 짜장면 집에 갔습니다 맛있는 탕수육으로 파티를 했습니다

7월 26일 오전 일곱 시에 선호 씨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승봉도로 가는 배를 탔습니다 정육점 재호 씨가 선호 씨를 연안부두까지 모셔다 주셨습니다 마침 같은 배 안에서 선호 씨가 일 할 민박집 주인을 극적으로 만났다고 합니다 승봉도에 도착하자 마자 정말 멋있는 곳에 보내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달라는 전화가 왔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