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둘째주에 접어들면서 잠시 주춤하던 한파가 다시 영하 10도로 떨어진 지난 9일 밤, 지하철 서울역 2번 출구에서 6번 출구로 이어지는 지하도에는 20여명의 노숙인들이 잠자리를 깔고 있었다. 지하도를 따라 걸어가면 불과 수십m 거리에 쉼터와 응급 잠자리가 마련돼 있는데도 그랬다. “좁은 공간에서 다른 노숙인들과 부대끼는 게 싫다”거나 “쉼터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싫다”는 게 그 이유였다.
작년 8월현재 서울역 노숙인 251명 노숙인들에게 겨울은 혹독한 계절이다. 서울역, 영등포역, 용산역 등 공공역사 내부는 오랫동안 노숙인들에게 겨울철 칼바람을 막아주는 유용한 방호벽 구실을 해왔다. 2010년까지는 그랬다.
전국 대부분 지방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지난 1월 3일 오전 서울역 앞 무료급식소에서 노숙인들이 길게 줄을 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현재 서울역 역사 안에서 노숙인을 보기는 어렵다. 경비용역업체 직원들이 역사 안을 정기적으로 순찰하면서 ‘노숙인으로 보이는 사람’을 역사 밖으로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숙인은 역사 안에서만 사라졌다. 낮시간대에는 광장이나 지하도를 포함한 서울역 인접 공간에서 벗어나 인근의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지만 밤이 되면 다시 서울역으로 모인다.
2011년 8월 22일 코레일과 서울역이 ‘시민 불편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서울역사 내 노숙인들에 대한 강제 퇴거조치를 단행했다. 한 달 뒤인 2011년 9월 서울시는 퇴거조치 후 한 달 사이에 서울역 인근 노숙인이 100여명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인권침해라는 비판을 받았던 강제 퇴거조치가 그 의도와 무관하게 노숙인을 줄이는 데 기여한 것일까?
그 뒤부터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이는 일시적으로만 나타났던 현상이다. 지난해 8월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서울역 주변에서 생활하는 노숙인은 2011년에 비해 22명만 줄어든 251명이었다. 일부 줄어든 인원은 인근 영등포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등포역의 경우에도 역사 안에서 잠을 잘 수 없다는 점은 서울역과 다르지 않지만, 영등포역 지하철역에서 열차역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어느 정도 바람막이 구실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원이 일부만 줄어든 것은 노숙인들이 대규모로 근거지를 이동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정 거점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생활 및 인적 네트워크를 한번에 바꾸기 어려운 것은 일반 시민이나 노숙인이나 다르지 않다. 결과적으로는 퇴거조치 이후 서울역 인근 노숙인들은 줄어들지 않고 노숙인들 중 일부가 한파에 그대로 노출되는 상황만이 2년째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노숙인들에 대한 인권침해 현상은 늘어났다. 2011년 8~9월에 국가인권위원회가 노숙인 92명을 상대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강제 퇴거조치 후 노숙인들은 ‘분노’ ‘억울함’ ‘막막함’ ‘걱정’ 같은 심리적 불안을 호소했다. 인권위 보고서는 이를 “개인적 혹은 사회적 충격으로 거처를 상실하게 된 거리 노숙인에게 또 다른 심리적 충격을 가한 것”으로 판단했다. 충격은 일시적인 ‘불안’에 그치지 않는다. 애초에 코레일과 서울역이 내세운 퇴거조치는 야간에만 해당하는 것이었지만, 야간 노숙 금지조치는 노숙인들의 낮시간대 역사 진입을 막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됐다. 인권위 보고서에 따르면 노숙인들 중 상당수는 그 과정에서 ‘모멸적인 대우’ ‘폭언’ ‘무시하는 시선’을 경험했다. 지난해 8월 노숙인 자활 지원단체인 홈리스행동이 서울역 인근 노숙인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억울함’ ‘모멸감’ ‘심리적 위축’이 더욱 심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노숙을 개인 문제로 보는 한 답 없어 문제는 코레일과 서울역이 노숙인을 공공의 공간에서 추방돼야 하는 존재로 낙인 찍은 후 노숙인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시선이 거칠어진 징후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홈리스행동 조사에 응한 노숙인의 20%가 “서울역뿐만 아니라 인근 공원이나 지하도에서도 이유 없이 쫓겨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전통적으로 공공역사 부근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노숙인 밀집지역을 인위적으로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 서울시는 지난해 서울 남대문경찰서 뒤편에 노숙인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자유카페’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영등포와 용산에 노숙인 쉼터를 추가로 확장하려던 계획도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밀려 철회됐다. 이동현 홈리스행동 집행위원장은 “자유카페는 서울역과 비슷한 조건을 가진 공간을 만든다는 콘셉트였는데 절대 불가능하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천변, 한국은 경부선 라인과 1호선 라인 공공역사 부근에 노숙인 밀집지역이 형성됐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을 인위적으로 없앨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선미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 간사는 “퇴거조치 이후에 조사를 해보니 노숙을 시작한 지 6개월 미만인 신규 노숙자가 4명 중 1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강제 퇴거를 해도 몰릴 사람은 몰린다는 거다. 지원을 통해 노숙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내치는 분위기가 되면 노숙인 자활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법적·행정적 지원체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2011년 노숙인에 대한 임시주택 공급과 임시주거 지원 등의 내용이 포함된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2012년에는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규정한 시행령과 시행규칙도 마련됐다. 그 이전까지는 관련법조차 없었던 데 비해 진일보한 상황이다. 서울시도 이 법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시 SH공사가 보유한 임대주택을 공급하거나 쪽방·고시원 등의 임시주거 입주 지원사업을 추진해 왔다. 2012년 11월 15일부터 올해 3월 15일까지는 응급 잠자리를 220곳에서 430곳으로 확대하고 24시간 긴급구호를 지원한다는 내용의 ‘겨울철 노숙인 특별대책’을 운용하고 있다.
노숙을 빈곤이라는 사회경제적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실패한 특정 개인의 문제라고 보는 한 답은 없다. 이동현 위원장은 “민자역사가 되면서 서울역사 안에 특산물 판매장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상주해 있다. 역사에서 노숙인을 배제하는 건 구매력이 없는 노숙인들은 나가라는 얘기”라며 “일괄적으로 내몰기보다는 역사 내에 현장지원 활동가들이 노숙인들을 상담할 수 있는 센터를 만들어 탈노숙을 유도해야 한다. 1990년대 프랑스 리옹역의 경우에는 이런 방식으로 지하철 노숙인을 3분의 1가량 줄였다”고 말했다.
삶에 지친 그리고 가난에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민들레 국수집은 마치 고향집처럼 포근한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힘든 이웃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나누어 주는 민들레국수집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
최유섭13-01-26 11:38
민들레 국수집 이야기가 감동이고 눈물이 납니다. 서영남 대표님과 베로니카님의 아름다운 선행과 나눔에 너무나 큰 주님의 은총을 보았기에 눈물이 날려고 합니다. 저는 결코 두 분처럼 하지 못할 것 같아요. 노숙인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응원하고 기도하는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박혜민13-01-25 13:57
주간경향 기사를 읽고 나니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민들레 국수집은 이렇게 아름답게 자율적으로 잘 운영되는데 정부에서는 왜 하지 못하는 걸까요...
민들레 국수집을 통해 생명에 대한 신비와 존엄성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모든이에게 모든 것이 되어주는 민들레 국수집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양버들13-01-24 17:18
평소에 너무 자기 걱정만 앞세우고 자기 아픔에만 빠져 남을 돌보는 넓고 큰 마음을 잊고 살기 때문에 민들레 수사님과 베로니카님의 헌신적인 사랑이 오래 기억에 남고 감동적입니다. 두 분은 마음이 아름다워서 그런지 미소도 참 아름다우셔요~ 고맙습니다.
최금옥13-01-24 12:43
이기적으로 변질되기 쉬운 사랑이라는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민들레 국수집이 저를 흔들어 깨워줍니다.
짱! 짱!!!
배명훈저노비오13-01-24 10:25
어릴때 소중했던 꿈을 민들레국수집 안에서 봅니다.
민들레수사님의 깊은 사랑 덕분에 늘 새로운 힘과 가르침을 받습니다.
어두웠던 제 삶이 금방 환해지고 행복해집니다.
민들레수사님 모습에서 희망의 소리가 들립니다.
김요한13-01-23 14:34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민들레 국수집의 사랑 나눔은 가난한 이웃들에게 희망과 용기가 됩니다! 두 천사분의 소박하지만 위대한 나눔에 제 마음도 함께하며 힘든 아이들의 고통에 손을 내밀고, 그를 위해 기도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전안나13-01-23 12:23
우리는 희망의 힘으로 고난을 이겨내야 합니다.
희망을 살아내려면 힘든 이웃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민들레 국수집' 안에서 배웁니다.
민들레 사랑으로 절망인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심은진13-01-22 12:18
매일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헌신하시는 수사님과 베로니카님의 모습에 많이 배웠습니다. 민들레 국수집 나눔 풍경을 보면서 내 마음이 더 맑고 충만해짐을 느낍니다^^
적은 금액이지만 VIP손님들이 맛있게 드실 반찬만들기에 보태시라고 보냅니다.
윤형준아우쿠스…13-01-22 09:49
민들레일기를 읽을 때마다 동참하고 싶어집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민들레수사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감동
이춘우13-01-21 17:26
감동!! 감동!! 살다 보면 크고 작은 영육 간의 아픔이 있기 마련입니다. 절망스러운 사랑에서 민들레 국수집이 제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늘 받은 사랑을 힘든 이웃들에게 나누고자 하지만 내 자신이 행동없는 사랑을 하고 있지 않는지 뒤돌아봅니다. 사랑과 희망이 가득한 민들레 공동체를 열렬히 응원합니다!!
영구13-01-21 15:06
지치고 넘어지고, 환란과 시련이 몰려올 때마다 나는 민들레 국수집을 떠올리며 삶의 희망을 얻습니다.
365일 날마다 민들레 국수집 안에서 마주하며 감사와 기쁨을 누립니다.
오늘도 민들레별 하나 띄우고 "화이팅!!" 을 외쳐봅니다 ^0^
지성윤13-01-21 12:25
안녕하세요. 일본에서 왔습니다. 사랑의 징검다리가 되어주는 수사님과 베로니카님이 계시기에 가난한 이웃들은 1년 365일 쓸쓸하고 외롭지 않습니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따뜻한 고향집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태중13-01-21 10:40
가난한 이웃을 사랑하려면 가장 먼저 그들의 고통과 슬픔을 볼 줄 아는 눈이 있어야 함을 민들레 수사님에게서 배웠습니다. 살맛나는 세상!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 걸어가는 민들레 국수집이 희망입니다^^
사랑이 가득한 민들레 공동체 가족분들 모두 건강하세요~
송명원13-01-20 19:23
태풍이 휘몰아치는 바다 한가운데 놓여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빈 몸으로 바람과 비를 흠뻑 맞고 서 있는데 순간 미풍 한자락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바로 민들레 국수집의 사랑!
민들레 공동체와 함께하는 모든 분께 평화가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최정유13-01-20 18:06
겨우 밥 한그릇을 서영남 선생님은 10년째 정성으로 준비하고 대접하고 계십니다.
민들레 공동체의 성장을 위해서 그동안 땀과 사랑을 아끼지 않은 서영남 선생님과
부인 베로니카님께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주님의 축복이 언제나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음소영13-01-20 12:51
이제까지 저의 신앙이 얼마나 나약한 것이었는지를 깨달았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먼저 배려하는 기쁨, 나눔을 위한 나눔을 할 줄 아는 민들레 국수집이 아름답습니다.
계속해서 민들레 수사님께서 더 크고 깊은 믿음과 희망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정명수13-01-20 11:34
이익만을 쫓아 앞으로만 질주하는 우리의 천박하고 초라한 삶을 꾸짖는 민들레 국수집이 좋습니다. 날마다 힘든 이웃들과 새로운 마음으로 함께하는 서영남 선생님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존경스럽습니다.
심윤경카타리나13-01-20 09:53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만 이루어지는 지고한 사랑의 전율!!
민들레국수집의 뜨거운 사랑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민들레수사님의 헌신하는 삶에서 희망의 소리가 들립니다. 빛
한세실리아13-01-19 19:21
가슴이 뭉클~~ ㅠㅠ
가족의 소중함, 생명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랑이 꽃피는 민들레 국수집은 우리의 희망이자 보배입니다.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주는 서영남 대표님과 천사 베로니카님이 멋집니다.
민들레 국수집 1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문상국13-01-19 18:55
가끔 삶이 메마르고 힘들 적엔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하는 민들레 국수집을 바라보며 힘을 얻습니다.
민들레 일상은 눈물나게 감동입니다.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웠습니다.
오늘도 수사님 VIP손님들께 식사대접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최진원13-01-19 18:20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것이 요즘 현실인데 서영남 선생님처럼 가난한 이웃들에게 모든걸 내어주는 모습이 눈물나게 감동입니다.
하루 한순간씩 민들레 국수집의 나눔에 손을 담글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웅!
조요한13-01-19 16:19
소중한 민들레 국수집이 있기에 우리는 '희망'을 말합니다.
천국이 존재한다면 이곳이 아닐까? ^^ *
행복을 찾는 내게 사랑을 일깨우는 두 천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정남13-01-19 11:52
민들레 국수집의 따뜻한 밥 한그릇이 살아갈 힘이 되고 희망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정이현아녜스13-01-19 09:24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사회 계층의 양극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한층 더
높아졌습니다.하지만 문제는 그보다 남을 생각하는 일에 점점 더 인색해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이런 우리에게 서영남대표님의 민들레국수집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거울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마태복음25장 40절의 말씀을 다시
한번 마음에 되새겨 봅니다.감사합니다.
서영남대표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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