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띠 아저씨입니다. 예순 하나가 되시고 자유공원 근처 북성동에 쪽방 하나 얻어서 삽니다. 혼자 삽니다. 막노동을 하시는데 일거리가 아예 없다고 합니다. 하루 운 좋게 일 나가면 칠만 원을 받을 수 있는데 이젠 늙었다고 잘 데려가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어제 저녁은 소주 한 잔 먹고 그냥 굶고 잤다고 합니다. 아침에 너무 배가 고파서 왔는데 시간이 안 된 모양이라면서 교회 담벼락에 기대서서 떨고 있습니다. 입맛도 없다고 합니다. 조금 접시에 밥을 담아 요기를 하십니다.
73세 조 0 구 님
자식에게 버림받고 서울역에서 여섯 달 째 노숙하고 있답니다.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몸이 너무 아파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갈아 입을 옷을 달라고 합니다.
50세 서 0 만 님
영등포역에서 5년째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일을 하고 싶어도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면서 일자리를 좀 알아봐 달라고 합니다. 고향에 갈 차비를 좀 도와달라고 합니다.
58세 홍 0 표 님
공사장에서 일하다가 넘어져서 다리를 다쳤다고 합니다. 1년전에 말소된 주민등록을 살려달라고 합니다. 갈아입을 옷을 좀 달라고 합니다.
46세 김 0 철 님
15년 동안이나 당뇨와 갑상선 합병증으로 죽지 못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약값이 없다고 약값을 좀 달라고 합니다. 병원 치료를 받는게 소원이라고 합니다.
33세 조 0 우 님
의정부교도소에서 여섯 달 전에 출소해서 영등포역에서 노숙을 하고 있답니다. 몸이 아프답니다.
56세 박 0 철 님
수산시장에서 도매업을 하다가 부도로 망했다고 합니다. 고혈압과 알콜의존증으로 힘들다고 합니다. 여섯달전부터 서울역에서 노숙을 하고 있답니다. 자활근로를 하고 싶어도 주민등록이 되지 않아서 방을 얻어주면 좋겠다고 합니다.배달하는 일이라도 좋다면서 일자리를 알아 달라고 합니다.
40세 오 0 규 님
봉재공장에서 일하다가 짤렸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용산역에서 노숙을 하고 있는데 삼 년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말소된 주민등록을 살려달라고 합니다. 감기약을 좀 달라고 합니다.
47세 마 0 준 님
이년 전부터 동인천역에서 노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폐지 주워서 하루에 오천 원 정도 번다고 합니다.
65세 이 0 석 님
부인이 죽고나서 매일 술로 살았다고 합니다. 1년 전에 사기를 당해 모두 잃었다고 합니다. 허리가 아파서 죽을 것 같다고 합니다. 파스를 좀 얻을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손님, 밥이라도 한 그릇 드십시오.
오늘 반찬은 콩나물 국에 깍두기. 골뱅이 무침, 콩나물, 부추겉절이, 고추장아찌, 상추, 쌈장입니다. 오후에는 돼지불고기를 대접할 예정입니다.
어르신을 위한 '민들레국수집'은 국수 드시러 오시는 분들이 점심 무렵이 제일 많습니다.
할머니들께서 '공짠데도 참 맛있다!'고 놀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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