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착한 도마 형제님이 보내주신 조기로 오늘 잔치를 했습니다 커다란 조기입니다 손질해서 소금으로 간하고 꾸덕꾸덕 말린 다음에 밀가루 묻혀서 푸라이팬에 노릇노릇 구웠습니다 조기 한 마리가 한 접시를 제대로 차지합니다 얼마나 맛있게 드시는지요 겨우 한 마리씩 드렸는데 오후 세 시 반에 떨어져버렸습니다 조기구이를 못 드신 분께는 계란 프라이를 해 드렸습니다.

오늘 차림은 미역국에 김치, 울릉도 삼나물, 멸치조림, 무생채, 무짠지, 오이무침, 조기구이, 계란 프라이입니다 후식으로는 찐옥수수를 드렸습니다.

지난 월요일에 윤기장님이 용산역에 가셔서 보봉 씨를 만났습니다 보봉 씨는 다음 날 인천으로 오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타나질 않았습니다 어제는 성욱 씨와 선호 씨가 오후에 거의 네 시간이나 용산역 주변에서 보봉 씨를 찾았습니다 우리 손님들 이야기로는 화요일부터는 용산에서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스스로 돌아올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려야겠습니다.

민들레 식구인 기성 씨가 한 달 방세 십만원을 언제부터 내야하는지 물어봅니다 다음달부터 내도록 했더니 좋아합니다 겨우 오만 원 마련했다고 합니다 요즘 며칠 치료를 계속했더니 몸이 아주 아주 가뿐해졌다고 합니다 스물 여덟 살인데 허리 다친지 육년만에 처음 병원치료를 하는 것이니 얼마나 몸이 신나게 반응할까요 얼굴에 웃음도 많아졌습니다 말도 점점 많이 하기 시작합니다.

옥련동 민들레 국수집의 선호 씨가 그제는 영양 돌솥밥을 배웠습니다 아주 맛있었다고 성욱 씨의 자랑이 대단합니다

강아지 한 마리가 배가 고픈지 민들레국수집 주변을 맴돕니다 집 잃은 강아지 같습니다 마르티즈인데 털을 전부 깍아 놓았습니다 피부병이 심합니다 동물병원에 데려다가 진찰했더니 두 살 정도, 피부병이 심해서 한 일주일 주사 맞고 약먹고 바르고 치료하면 될 것이라고 합니다 "민들레 투"라고 이름지었습니다 치료를 위해 케이지에 넣어두었더니 떠돌던 버릇에 갇혀서 안절부절입니다

대전에서 천주교 사회복지 대회에 참가하고 목요일 오후에 인천에 도착하자 마자 참사랑 병원으로 갔습니다 민들레 식구인 대성 씨와 주헌 씨가 퇴원하기로 한 날입니다 주헌 씨 옷이 없어서 시장에서츄리닝 한 벌을 샀습니다 민들레 국수집으로 돌아와서 저녁 사드시라고 이만 원을 드리면서 소주도 한 잔 하시라고 했더니 손사레를 칩니다 오늘까지 아직도 술은 입에 대지 않고 있습니다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주헌 씨가 지난 번에는 나온 날 술을 드셨거든요.

오전에는 주방 봉사자로 현숙 아가씨와 왔습니다 설거지를 아주 열심히 하십니다 점심 때 돌아가셨습니다.

고등학생이 사진찍으러 왔는데 서울에서 온 손님 하나가 격렬한 반응을 보입니다 겨우 말렸습니다 여학생이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 손님들이 추석 때는 문을 여는지 물어봅니다 손님들이 명절이 걱정인 모양입니다 추석 당일만 문을 열지 않고 전후로는 연다고 했더니 아주 좋아합니다.

어제인 금요일에는 새벽에 일어나 청송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오전에 청송 교도소 형제들 열 다섯 분을 만나서 모임을 가졌고요 오후에는 청송 2교도소 형제들 열 명과 모임을 가졌습니다 주제는 인권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교도소에서 겪은 황당한 이야기들을 먼저 나누었고요 황당하게 느껴지는 바로 그것이 인권을 침해했을 경우라는 것을 나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