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묵은 김치와 돼지고기로 김치 볶음을 만들면 우리 손님들이 참 좋아할 것 같습니다 묵은 김치를 물에 살짝 헹군 다음에 송송 썰고 기름 두르고 살짝 볶다가 돼지고기 듬뿍 넣고 김치 볶음을 만들었습니다 어제 남은 감자국을 뜨겁게 데워서 손님들께 드린 다음에 돼지고기 김치볶음을 내었더니 서울에서 온 손님 한 분이 얼마나 억울해 하는지 모릅니다

"고기가 있었네!"

서울역에서 노숙을 하는 분인데 아주 특별하게 식사를 하십니다 밥을 아주 많이 담습니다 그리고 반찬도 아주 많이 담습니다 국은 네 그릇에서 다섯 그릇을 드십니다 오늘은 감자국만 다섯 그릇을 비웠습니다 밥도 거의 다 드셨을 때 돼지고기 김치볶음을 내었으니 더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얼마나 안타까워 하는지요

나물집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빈 두부 상자를 싣고 가져다 드렸습니다 두부 두 판, 고사리 4킬로, 토란대 4킬로, 숙주나물 4킬로 그리고 생선묵 10킬로를 선물 받았습니다 모두 우리 손님들이 좋아하는 부드러운 반찬입니다 나물집에서 전화가 온 날은 국수집이 음식준비하는 잔칫집처럼 풍성해집니다.

숙주나물을 삶아서 참기름 듬뿍 넣고 나물을 만들었습니다 토란대는 양념을 해서 기름에 볶았습니다 고사리나물도 만들었습니다 생선묵은 반만 반찬을 만들었습니다 두부는 기름에 지져서 양념장을 뿌려 놓았습니다

청송교도소가 있는 진보의 동아서점 아주머니께 부탁드린 청송고추가 택배로 도착했습니다 민들레 식구들이점심식사 후부터 고추 손질을 시작했습니다 꼭지 따고 행주로 고추를 하나 하나 닦아내었습니다 그 많은 고추가 어느 새 손질이 다 되었습니다.

착하신 분이 트럭으로 라면을 열 다섯 상자나 선물해 주셨습니다 찬희네 집에도 한 상자 보내고 라면을 좋아하는 민들레 식구들에게도 나눠드렸습니다 매달쌀을 나눠드려야 하는 집 중에도 아이들이 있는 다섯 가정에도 한 상자씩 나눠드렸습니다 마침 식사하러 오신 경희 할머니꼐도 한 상자드렸더니 행복해 하십니다 추석 당일날은 민들레국수집 문을 열지 않기 때문에 그 때 나눠드릴 라면 조금 남겨 놓았습니다 또 라면도 끓여드실 수 없는 분들을 위해 컵라면도 준비해야 겠습니다.

무호 씨는 쉰 여덟 입니다 사년 전에 이혼하셨고 빚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얼마 전부터 노숙을 동암역 근처에서 했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노숙자에게 끔찍할 정도로 맞았습니다 대한민국 경찰이 있는 지구대에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라고 했더니 경찰도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며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아가다 자매님께서 멋진 선생님이 계시는 연세의원에 가서 부탁드리면 되겠다시며 어제 저녁에 무호 씨와 함께 연세의원에 가셨습니다 엑스레이를 찍었습니다 어깨 뼈가 부러졌다고 합니다 수술을 해야하고 두 달 정도 입원 치료를 해야하는데 연세의원에서는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무척 아플텐데 어떻게 참았는지 놀라십니다 약을 처방해서 지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인천의료원에 의뢰서를 아주 잘 써주셨습니다 오늘 인천의료원에 가서 사정해 보고 또 치료가 안된다면 그 때 다시 민들레국수집으로 오라고 했는데 아직 오지 않습니다 인천의료원에서 치료를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 저녁에는 민들레 식구인 창환 씨가 한 턱 내기로 한 날입니다 창환 씨는 칼을 가는 일을 합니다 공치는 날도 있고요 어떨 때는 몇 만원 벌기도 합니다 오늘은 민들레 잔치를 하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