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련동 민들레의 집의 선호 씨가 채마밭의 풋고추를 한아름 따왔습니다 어제는 된장찌개를 끓여 보았다고 합니다 된장을 조금만 덜 넣었어도 맛있었을텐데 하며 은근히 요리사인 것을 자랑합니다.

어제는 이슬왕자님을 면회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 외출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했다면서 침울해 있습니다 다음 주 토요일 오전 11시에 퇴원하자고 했더니 어린 아이처럼 기뻐서 어쩔줄 모릅니다 다시는 입원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는 입원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주헌 씨는 퇴원한지 일주일만에 참고 참았던 술을 마시기 시작합니다 목요일 낮부터 동인천 역전에서 술에 취해 있습니다 인터넷 가톨릭 언론 "지금 여기" 창립식에 갔다가 밤 11시에 동인천역에 도착했는데 그때도 술을 마시고 있습니다 어제는 미국에 있는 주헌 씨 누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다음 달에 한국에 동생 만나러 나온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전해주면 좀 덜 마실지 모르겠습니다 술을 마시면 시력은 더욱 빨리 잃버버릴텐데 걱정입니다.

오늘은 기성 씨 방세를 대신 내어주었습니다 병원에서 허리 치료를 계속 하고 있고요 웃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사는 데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점심 때 베로니카가 생일 케이크를 보내왔습니다 그리고 생일선물도 마련해서 보내왔습니다 오늘이 박대성 씨 생일입니다 아침에 쇠고기 조금 넣고 미역국을 끓여 놓았습니다 점심 때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축하노래를 부르고폭죽도 터트리면서 54회 생일축하를 했습니다 그리고 미역국도 먹었습니다

아침 여덟 시 반에 민들레국수집에 도착했는데 손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배가 고파서 왔다고 합니다 열 시에 문을 여는데.. 오늘은 토요일이라서 지금부터 밥을 해야 하는데 난감합니다 우선 바나나를 두 개 드렸습니다 드시면서 좀 기다리시라고 했습니다.

아홉 시 반에야 밥이 뜸이 들었습니다 무척이나 시장한 모양입니다 열 시전에 열 댓 분이 식사를 하셨습니다.

"손님은 오늘 어디서 주무실거예요"

"부평역 지하상가 한 구석에 종이상자 개 겹쳐 깔고 자면 춥지 않아요."

"덕남 씨는 어디서 주무시나요"

"아무데서나 자요 연안부두 건물 옥상에서도 자고, 비 피할 곳만 있으면 어디든지 자요."

덕남 씨는 다음 달까지 돈 좀 모아서 조그만 방 하나 얻으려고 합니다 고물을 주워 팔면 한 달에 수입이 이십 만원 정도는 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