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내리며, 너의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그리하여 너는 복이 될 것이다. 너에게 축복하는 이들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를 내리겠다. 세상의 모든 종족들이 너를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
아브람은 주님께서 이르신 대로 길을 떠났다. 롯도 그와 함께 떠났다.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 그의 나이는 일흔다섯 살이었다(창세 12,1-4).
필리핀 가난한 도시에는 아이들이 너무너무 많았습니다
. 그 많은 아이들이 먹을 것이 없었습니다. 그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우리나라가 아니라고, 너무 멀리 있다고 못 본 척하는 것이 너무도 힘이 들었습니다.
예수님은 굶주린 이에게 먹을 것을, 목마른 이에게 마실 것을, 아픈 이는 치료해 주는 배려가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2011년 5월에 베베모는 “민들레국수집의 홀씨하나” 책의 인세 받은 것 중 10%는 필리핀의 가난한 아이들이 공부하는 데 보태고 싶어서 메트로 마닐라의 가장 가난한 도시 중의 하나인 나보타스 시티를 찾아갔습니다.
나보타스에서는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을 여러 곳 안내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준비해 간 쪼리 슬리퍼와 간식을 나눴습니다. 그리고 준비해 간 후원금도 전해드렸습니다. 그날 저녁에 숙소에서 베베모는 컵라면을 끓여 먹었습니다. 라면을 먹는 것도 가난한 아이들에게 미안했습니다.
다음 날은 필리핀 관광을 하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빠야따스 쓰레기 처리장 근처에서 수녀님들이 아이들에게 점심을 나누고 있는 곳을 방문했습니다. 준비해 간 음식과 선물들을 나누고, 수녀님들께 약간의 후원금을 드리면서 민들레국수집도 언젠가는 필리핀의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 민들레국수집이 할 수 있는 것은 아이들 옷을 모아서 보내는 일인 것 같아서 수녀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수녀님들께서 우리가 보내드리는 옷을 가난한 아이들에게 잘 나눠주시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아이들을 더 돕고 싶어서 우선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학생 104명의 장학금을 마련해서 수녀님께 드렸고 다음 해에는 110명으로 장학금 지원을 늘렸습니다.
2013년 봄에 고맙게도 청암봉사상을 받았습니다. 그 상금의 일부로 필리핀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메트로 마닐라의 퀘존 시티에 있는 빠야따스 쓰레기 매립장이 포화상태가 되어서 더 먼 변두리로 옮긴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방향을 바꿨습니다. 필리핀 요셉의원 최영식 원장 신부님의 도움으로 칼루칸교구에서 필리핀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천교구 주교님께서 민들레국수집이 필리핀에서 가난한 아이들을 돌보다가 혹시라도 유고가 된다면 계속 아이들을 도와주기 어려우니 인천교구에서 칼루칸교구로 민들레국수집을 파견한다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지난 10월 18일에 인천교구가 민들레국수집을 칼루칸교구로 파견해서 민들레국수집이 칼루칸교구 안에서 장학사업과 아이들 공부방과 도서관 그리고 무료급식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협약서를 체결했습니다. 이제 필리핀 현지 비영리 법인이 허가되는 대로 필리핀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모니카를 필리핀을 보내려고 하니까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필리핀으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이곳은 베로니카께서 맡아주시고 제가 이삼 년정도 필리핀 민들레국수집 기초를 닦은 다음에 모니카를 파견하는 것이 좋다고 가족들이 의견을 모았습니다.
"저를 보내 주십시오. 제가 가겠습니다."
아브라함께서 하란 땅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듣고 고향 땅을 떠났을 때의 연세가 일흔다섯 살이었다고 합니다. 저는 내년에 겨우 예순 살이 됩니다. 하느님의 섭리에 기대면서 준비되는 즉시 필리핀으로 떠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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