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야 하는 인간의 운명을 기억합니다.

자선과 기도와 단식으로 우리의 본모습을 찾아야 합니다.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했을 때 가장 곤란했던 것이 술에 취해서 식사하겠다고 들어오는 분들을 대접하는 것이었습니다.  술에 취한 사람이 조용히 식사하기는 어려운 모양입니다.  옆 사람에게 시비를 겁니다.  비틀거리면서도 욕을 계속합니다.  난장판이 됩니다.  말리느라 진이 다 빠졌습니다.  00 씨도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참다 참다 삼년 전에는 출입을 못하게 했습니다.   몇 개월 전부터 민들레국수집 주변에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본인도 알콜중독을 견디다 못해 병원에 입원했나 봅니다.  술에 취해서 술만 먹다가 술마저 넘어가지 않으면 병원에 가서 몇 달을 지내다 살만하면 다시 나와서 술을 마시길 계속합니다.  그렇게 10여년을 살다보면 어느 날 하늘나라로 가게 됩니다.  그러면 며칠 동안은 술을 좋아하던 사람들도 숙연해집니다.  술을 끊겠다고 결심을 합니다.  그러다가 며칠을 참다 참다 못 견디고 다시 술을 마시면서 사는 걸 잊어버립니다.

참 많은 손님들이 술 때문에 저 세상으로 떠났습니다.

00씨가 고려병원에 7개월을 입원했다가 퇴원했답니다.  민들레국수집에 왔습니다.  국수가 먹고 싶답니다.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배고픈데 좀 달라고 합니다.  소주를 사 드리겠다고 했더니 좋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나온지 7일이 되었지만 아직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합니다.  술을 끊고 싶어서 마시지 않는지 물었더니 돈이 없어서 못 마셨다고 합니다.  다시는 술 취한 상태로 오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대답은 참 잘 합니다.   국수를 차려드렸습니다.  한 그릇 더 먹고 싶다고 합니다.  한 그릇 더 말아드렸습니다.  그런 다음에 고맙다고 합니다.

술 마시지 않으면 저리도 순하고 착한데 술을 마시면 참으로 징글징글합니다.

사람아, 너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명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