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 1일에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했습니다.

배고픈 사람에게는 밥 한 그릇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습니다.  사람대접입니다.

도로시 데이의 환대의 집을 모델로 삼았습니다.

가난해지기로 작정을 하면 두려움이 없어집니다.

국수 여섯 상자를 사 놓고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했습니다.

VIP 손님들이 국수를 서너 그릇을 드시고도 밥이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노숙하는 분들에게는 국수보다 밥이 더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민들레국수집에는 국수는 없고 밥이 있게 되었습니다.

배고픈 우리 손님들에게 조금만 거들어주면 도움이 크게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2003년 5월에는 월세방을 하나 얻어 첫 민들레의 집 가족을 모셨습니다.

조금씩 절약해서 돈이 오십만 원이나 백만 원이 모이면 월세방 하나 얻어서 노숙하는 분들 중에 민들레의 집 가족으로 한 분씩 모셨습니다.

급할 때는 찜질방에서 지내게 하기도 했습니다.  조금 주머니 사정이 좋아지면 여인숙 쪽방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민들레 식구들이 도시가스가 있는 화장실 있는 방을 얻으면 기뻤습니다.

여섯 명이 앉으면 꽉 차는 조그만 민들레국수집에 배고픈 손님들이 끝도없이 찾아왔습니다.  딸인 모니카에게 망을 봐 달라고 하고 집에서 냉장고에 있는 반찬을 몰래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어떤 날은 여섯 명이 앉을 수 있는 식당에 하루 300여명의 손님들이 와서 식사하고 가기도 했습니다.  참 희한한 일이었습니다.

쌀이 떨어질까 가슴 조렸습니다.  반찬을 마련하려 추운 겨울 손을 호호 불어가면서 동태 머리를 손질해서 반찬거리를 다듬기도 했습니다.    콩나물 한 상자 4,000원을 절약하려 집에서 국수집까지 물통에 물을 가득 담아서  들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김치를 담는 것도 큰 일이었습니다.  경북 봉화 산골에 가서 거의 이천 포기를 김치를 담아 토굴에 저장해 놓고 청송교도소 다녀오는 길에 봉화에 들려 김치를 싣고 인천까지 나르기도 했습니다.

손님들 한 분 한 분 이름도 외우고...  참 재미있었습니다.

손님들을 맞이할 식탁이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민들레국수집 옆 쌀가게가 문을 닫아서 월세로 얻게 되었습니다.  식탁 여섯 개, 의자 스물 네 개나 놓았습니다.  이젠 손님이 하루에 오백 명이 와도 걱정 없겠다 싶었습니다.

민들레국수집 5주년 때 아이들을 위한 장소를 마련해서 어려운 아이들에게 가난해도 행복하게 사는 법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민들레꿈 공부방을 열었습니다.

민들레꿈 어린이 밥집을 열었습니다.  민들레 책들레라는 작은 어린이 도서관도 열었습니다.

참으로 우연하게 민들레희망지원센터를 2009년에 열었습니다.  노숙 손님들이 자유롭게 발도 깨끗하게 씻고 샤워도 하고 빨래도 하고 낮잠도 잘 수 있고 편히 쉴 수 있고, 책도 보고 인터넷도 하고 영화도 볼 수 있고 상담도 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춥거나 더우면 손님들 쉼터가 되었습니다.  몸살이 나거나 아프면 찜질방 티켓을 드려서 쉬게 했습니다.  용돈도 드렸습니다. 

그러다가 책 한 권 읽고 독후감 발표를 간단하게 하면 독서장려금 3,000원을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많이 발표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