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기억이라곤 달동네에서 술취한 아빠가 엄마 때리는 것 뿐입니다. 아빠가 자기가 여덟 살 때 술병으로 돌아가셨답니다. 엄마가 어느날 여동생을 업고 자기 손을 잡고 고아원에 맡겼답니다. 곧 돈 벌어서 찾으러 온다 했는데 오지 않았답니다.여동생은 어느날 해외로 입양되어 떠났습니다. 아무도 자기는 데려가지 않았답니다. 열 몇 살 때 돈 보스코 기술학교에서 기술을 배우다 취직을 했습니다. 참 좋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친구와 어울려 술집을 다니고 여자를 만나면서 행복 끝 불행 시작이었습니다.
여자와 동거하면서 혼인신고를 하면 자기를 떠나지 않을 줄 알았답니다. 그런데 돈 떨어지니까 사라져버렸답니다. 여자를 찾으러 공장에도 나가지 않고 헤매다가 어느날 술김에 친구를 때렸습니다.
폭행으로 징역 일 년을 의정부교도소에서 보냈습니다. 출소할 때가 되었는데 갈 곳이 없습니다.
2000년 8월에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 출소자의 집인 금호동 평화의 집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지금까지 입니다.
힘들고 기댈 곳 없으면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인내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살고 싶어도 마음뿐입니다. 조금 싫은 소리를 해도, 힘들어도, 어려워도 참을 수 없습니다. 사랑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이 마흔이 넘어서면서 건강이 극도로 나빠졌습니다. 소주 한 잔에 견디지도 못합니다. 기초생활 수급자가 될 수 있도록 거들었는데 한 달 겨우 40여만 원을 받고 살 수 없다며 스스로 포기했습니다.
이젠 더는 버티기 힘든 모양입니다.
베로니카깨서 119를 불러 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곧바로 나왔습니다. 다시 부천 고려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베로니카께서 입원 물품과 용돈을 챙겨드렸습니다.
자기를 이웃과 나누지 않으면 살 수가 없습니다. 살아도 죽은 목숨입니다.
사랑만이 살 길입니다.
조회 : 19,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