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입니다 홍익인간! 우리나라에서는약하고 없는 사람이 가장 귀한 대접을 받는 아름다운 나라가 되면 참 좋겠습니다.

오랫만에 베로니카와 함께 출근을 했습니다 가게에 내려드리고 국수집에 도착했습니다 약간 정신이 혼란스런 제경 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둘러 반찬을 차리고 국을 끓이고 제경 씨를 들어오게 했습니다 손을 씻게 하고 자리에 앉혀드렸습니다 그런 다음에 접시에 밥과 반찬을 담아드리면서 당부를 했습니다 모자라면 더 달라고 하시고, 다 드셨으면 설거지 통에 내어놓고 가셔요 들은체 만체 중얼중얼하면서 밥을 드십니다 어느새 밥을 조금 남겨놓고 사라져버렸습니다 점점 정신이 더욱 오락가락하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오늘은 오전과 오후 두번이나 밥솥이 손님들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너무 많이 오십니다 아마 공휴일이라서 드실 곳이 없나봅니다 서울과 부천 그리고 부평에서 참 많이도 오셨습니다.

"어제 저녁도 굶으신 분"

몇 분이 손을 듭니다 먼저 식사하게 하자고 손님들을 설득했습니다 양보하시는 분들에게는 담배 한 개피씩 드렸습니다 경쟁사회에서 밀려나서 밥 한 그릇 먹기도 힘들게 되었는데 여기서도 선착순 하면 너무 하다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배고픈 사람, 약한 사람이 먼저 드시고 힘 센 분은 조금 양보하는 그런 멋진 세상을 만들면 좋겠다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착하신 부부께서 봉사하러 오셨습니다 예순이 거의 되신 점잖으신 부부입니다 손님들이 많이 오셔서 설거지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서울에서 아오스딩 형제님도 오셔서 거들어 주십니다 오늘은 일거리가 많아서 좋습니다.

점심 때 봉사자를 위해서 수제비를 한 솥 끓였습니다 어제 옥련동 민들레의 집의 선호 씨에게 요리 연습을 시켰습니다 밀가루 2킬로그람을 천번을 치대어서반죽을 해 놓으라고 부탁했더니 아주 반죽을 잘 해 놓았습니다 정육점의 재호 씨는수제비에 넣을 쇠고기를 반근이나 잘게 채썰어 주셨습니다 애호박을 사 왔습니다 청양고추 송송 썰고, 감자와 양파, 호박을 썰어놓고, 선호 씨가 반죽한 덩어리를 칼로 알맞게 잘라내어서 물에 담그어서풍선껌 뽑듯이수제비를 떼어 넣었습니다 얼마나 맛있는지 두대접 씩 드셨습니다 옛날 솜씨 그대로입니다.

오늘은 쌀을 20킬로 포대로 세 포대나 밥을 했습니다 참 많이들 오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