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과 금요일은 허리가 아파서 겨우 겨우 보냈습니다 금요일에 한방병원에서 치료를 제대로 받았는지 토요일은 한결 좋습니다 토요일에는 옥련동 민들레 식구인 선호 씨가 이럴 때 잘 보여야한다면서 일찍 민들레국수집에 출근해서 저의 손과 발이 되어줍니다.

지팡이를 생전 처음으로 사용해 봅니다 늙는다는 것이 참 희한합니다 별 것 아닌 지팡이가 큰 도움이 됩니다 약간의 지탱해주는 힘이지만 걷기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을 체험합니다 나도 다른 이들에게 지팡이가 되어본 적이나 있는가

우리 손님들이 제일 걱정을 많이 해 줍니다 허리가 아프면 안되는데...

요즘은 토요일이 손님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오전에만 세 번이나 밥솥이 손님을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토요일에는 국민은행 동인천 지점의 세 분의 착한 분들이 봉사하러 오셨습니다 갈치 마흔 마리를 토막내어서 밀가루 묻혀 지져냈습니다 그 다음에는 두부를 두 판이나 지졌습니다 하루 온 종일 프라이팬의 기름 냄새로 고생 많았습니다.

덕남 씨는 청송 출신입니다 몇 년전 겨울에 연안부두 옥상에서 종이상자 뒤집어 쓰고 겨울을 보내다 죽을 뻔 했습니다 민들레국수집 주소로 기초생활수급권자로 만들어서 겨우 살게되었습니다 요즘은 짐자전거로 고물을 주워서 하루하루 겨우 삽니다 그런데 그저께는 빌려간 사천 원을 갚는다고 가져왔습니다 너무 이뻐서 갚는게 이뻐서 삼천원만 받았습니다 오늘은 씩 웃으면서 남몰래 슬쩍 저에게 만원 한 장 내밉니다 봉사자 분들과 함께 음료수라도 드시라고 합니다.

나물집에서 두부 2판, 청포묵 1판, 어묵 1상자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요즘은 어묵도 한 상자는 있어야 반찬으로 낼 수 있습니다 참 잘 드십니다.

주일에는 연인이 된지 100일째 기념으로 남친과 함께 국수집에 설거지 하러 온 커플 때문에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월요일에는 허리 치료를 하고요 자투리 음식이 남은 것으로 잡탕 된장찌게를 끓였더니 눈깜박할 새 없어졌습니다 오랜만에 돼지불고기를 내었습니다 참 잘 드십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오후에 연안부두 아녜스 자매님과 착하신 분들이 선물을 가져오셨습니다 게 두 상자, 전어 한 상자, 생선 알 두 상자나 주셨습니다 게는 손질해서 간장게장을 만들고요 생선알은 내일 해물탕을 끓일 준비를 해 놓았습니다 전어는 손질해서 튀길 준비를 해 놓았습니다.

착하신 분께서 이불과 가스난로, 전기요 등등 겨울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선물 보내주셨습니다

사흘이나 몸살을 했던 성욱 씨가 오늘은 나왔습니다 무가 하나에 2,500원이나 합니다 너무 비쌉니다 겨우 다섯 개를 샀습니다

맛있는 해물탕을 끓였습니다 꽃게도 듬뿍 넣었고, 생선 알도 듬뿍 넣었습니다 두 세 그릇씩 맛있게 드십니다 치아가 부실해서 김치도 못 드시는 빵 할머니가 꽃게가 듬뿍 담긴 해물탕을 다 드셨습니다 치아가 부실해서 못 드신다는 분들도 꽃게만큼은 참 잘 드십니다.

내일은 전어구이를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토요일에는 돼지고기 듬뿍 넣고 비지찌게를 끓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