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한 잔 들어가면 두 얼굴의 사나이처럼 변해버립니다 술에 취하기만 하면 대화 좀 나누자고 찰거머리처럼 따라다니던 친구도 술이 깨면 이야기 할 줄도 모릅니다 그토록 얌전하던 사람도 술에 취하면 민들레국수집 근처의 구멍가게에 진열된 과일과 채소를 슬쩍하다가 걸려서 혼납니다 근처의 가게에 술이 취하면 들어가서 천원만 달라고 구걸합니다 사람이야 보든말든 소변을 봅니다 겨우 몇 명의 손님이 그렇습니다 술에 취하면 야비한 말을 서슴치 않는 사람도 술이 깨면 전혀 기억 못하는 것처럼 실수를 모면하려고 합니다.

오늘도 병원에 가서 침을 맞고 뜸을 뜨고 부항 치료를 했습니다 허리가 빨리 낫지 않은 이유를 알았습니다 앉는 자세가 허리에 주는 부담이 누워있는 자세의 20배나 된다고 합니다 서는 자세의 2배가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처음 허리가 아플 때 허리 아픈 기회에 밀린 원고를 써야지 하는 욕심을 부렸습니다 의자에 오래 앉아있었으니 얼마나 허리가 고생을 했을까요 지난 며칠 동안은 되도록 누워있거나 서 있었더니 한결 좋습니다.

연안부두 아녜스 자매님이 보내주신 전어와 게로 우리 손님들의 식탐을 불렀습니다 전어를 구이도 하고 조림도 했습니다 참 맛있다고 합니다 게는 간장 게장을 담았는데 밥 도둑입니다 어찌나 많이들 드시는지 보기가 겁날 정도입니다 이제 내일 하루만 더 간장게장을 내면 다 드시게 됩니다.

강아지 민들레가 어찌나 건강해졌는지 뛰는 모습이 귀여운 토끼같습니다 고양이는 창고가 자기 집인양 잘 놀고 있습니다.

점심 때는 봉사자이신 아가다 자매님의 잃어버린 입맛을 찾아드리기 위해서 보신탕을 사왔습니다 겨우 국물에 밥을 말아드십니다 아프시면 안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