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다른 노숙자들처럼 거리에서 신문지나 박스를 깔고 잠을 청해보지는

않았습니다.

자정이 넘어서 지하철이 끊기는 시간이면 번화가에 내려 사람 구경을 하고..

새벽에 다시 지하철이 다니면 지하철을 타고 천안에도 가보고..춘천에도 가보았

습니다.

장애인에게 주어진 혜택중 지하철요금 무료라는 혜택을 톡톡히 누리는 것인지도..

제 자신이 아직은 노숙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노숙위기에 처해 있다고는 할수 있겠네요.

순식간에 너무나 많은것을 잃은 충격이 지금 당장 배고픈 아픔보다는 훨씬 힘이

듭니다.

몇일을 자의가 아닌 단식도 해 보았습니다.

4일째부터는 몸이 말을 잘 듣지 않더군요..

제가 처음으로 찾아간 곳이 민들레국수집 이었습니다.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무료로 밥을 먹어 본것은 교회를 다닐때 외에는

없었습니다.

오늘이 일주일째네요.

7월31일 처음 찾아갈때보다 조금은 적응이 된것 같습니다.

시간이 되면 동인천역 근처에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저사람도..이사람도...민들레국수집을 가려고 하는 사람들 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도 되었습니다.

몇번을 보다보니 안면을 익힌 사람들도 생겨나더군요.

지난 목요일/금요일...

하루는 비가오고 하루는 날씨가 너무 뜨겁던날!!

민들레국수집이 문을 열지 않는날!

영등포에 내렸습니다.

너무나 길게 늘어선 줄....

비를 맞으며 한끼를 해결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최악의 모습인 노숙자분도 보았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은 이런곳에 비하면 질도 정성도 봉사하시는 분들의 모습도

최상입니다.

꼭대기까지 아직 올라가 보지도 못했는데 다시 지상으로 추락을 해 있습니다.

어쩌면 지하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다시 오르고 싶습니다.

.

.

민들레국수집에서 먹는 한끼의 식사가 정신적으로 큰 의미를 갖게 되고..

바닥을 탈출하는 계기가 되어...

훗날 후원자&봉사자의 모습이 되어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8/7일 화도진도서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