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제가 쌀가게에 가서 쌀을 다섯 포를 샀습니다 하루에 손님들께 밥을 대접하려면 거의 20킬로 일곱 여덟 포를 가지고 밥을 합니다 그런데 쌀 걱정을 하기는커녕 끊임없이 도와주시는 많은 쌀을 쌓아두지 않고 어떻게하면 잘 나눌 수 있을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살아온 세월입니다 고맙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을 도와주시는 모든 은인들께 깊이 머리숙여 감사 인사를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어제 고마운 분께서 쌀을 다섯 포나 내려주시곤 쏜살처럼 가버리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빵 할머니께서 오셨습니다 쌀이 똑 떨어졌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병든 딸과 철없는 외손자까지 돌보셔야합니다 할머니 외에는 집에서 돈을 버는 사람이 없답니다 쌀을 한 포 드렸습니다.

민들레의 집 식구가 한 명 오셨습니다 연세가 55년생이니까 쉰일곱 인천의료원에서 모시고 왔습니다 중국에서 지내다가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 그만 쓰러져서 119에 실려왔답니다 가족도 아무도 없습니다 지갑에는 오천원짜리 한 장, 천원짜리 다섯 장이 전부입니다 당뇨로 인한 급성 신부전증입니다 퇴원을 했어도 일주일에 세 번이나 투석을 해야한답니다 병원에서 이분의 장애진단표와 진단서를 가져오셨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해야하고 의료급여 신청을 해야 살 수 있습니다 방을 급히 마련할 길이 없어서 우선 영인씨가 자기 방에 같이 지내기로 했습니다.

내일은 민들레국수집 VIP손님들 중에 종합진찰이 필요한 일곱 분을 모시고 인천의료원에 갑니다 우리 손님들이 진찰 한 번 받아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합니다.

5월 10일은 민들레의 집 식구인 찬시 씨의 생일입니다 저녁에 민들레식구들이 베로니카의 도움으로 찬시 씨 생일파티를 했습니다 찬시씨가 58년 평생에 처음으로 생일잔치를 했다고 합니다 기분이 참 좋다고 합니다.

오늘은 베로니카와 함께 서울구치소 최고수 형제 면회를 갑니다 일년에 한 번은 면회가기로 약속했습니다 최고수란 사형수를 말합니다 얼마나 반가워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