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지환님께서 쌀을 보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우여곡절 끝에 세 분은 종합진단을 받았습니다 또 민들레 식구가 된 왕수(가명)씨가 신장투석을 위해 함께 갔다 왔습니다 왕수 씨는 밤새 끙끙 앓았습니다 왕수 씨는 당뇨로 인해 신장이 문제가 생겼답니다

오후에는찬시(가명)씨 영인(가명)씨와 용팔(가명)씨와 함께 계양산 등산을 했습니다 산림청과 노컷뉴스가 함께 하는 소통이라는 프로그램을 위한 기자와의 인터뷰 5월 18일자 노컷 뉴스에 기사가 나올 것이라고 합니다

차를 세워 놓고 점심을 먹었습니다 황태 해장국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후 1시 0분에 기자님과 만나서 계양산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인천에 오래 살았으면서도 처음으로 계양산을 올라갔습니다 참 좋습니다 오월이 계절의 여왕이라는 것이 정말 맞습니다 참 아름답습니다 세 분과 함께 노숙생활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너무 착해서 자기 몫마저 포기해 버린 마음 예쁜 사람들입니다

IMF 때 부도가 나서 빈털털이가 된 유씨는 직원 15명과 함께 서울 종로 가에서 금 세공사를 운영하던 사장님이었습니다그 때 아내와 어린 딸이 있었습니다 이혼하고 아내와 딸은 친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빈털털이인 유씨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막노동, 중국집, 고기잡이 배 타는 것 등등 고달픈 일이라면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토록 힘들게 일하고도 돈을 손에 쥔 적은 거의 없습니다 숱하게 일했던 품삯을 떼였습니다 그런게 십여년을 살고나니얻은 것이라곤 병 뿐이었습니다 지난 해에 민들레국수집의 도움으로 보령에 가서 양계장 일을 석달 했습니다 더 할 수 있었는데 양계장이 문을 닫게 되어서 석달치 임금을 처음으로 받았다고 합니다 십년만에 딸을 찾아가서 삼백만원을 전해주었다고 합니다 다시 빈털털이가 되었지만 그때가 제일 행복했었다고 합니다 십여년 만에 만난 딸은 너무 예쁘게 커서 알아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올해 대학교에 들어간 딸이 얼마 전에 장학금을 받았다고 합니다 딸에게 엠피쓰리를 선물했으면 참 좋겠다고 합니다.

IMF 때 건설회사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배관설비일을 하던 박씨는 회사가 부도가 나자 삼년이나 일했는데도 퇴직금도 못받고서울로 올라왔디고 합니다 배도 무척 고팠다고 합니다 서울역에서 처음 무료급식을 먹었을 때 꿀맛같았다고 합니다 용산역 굴다리 밑에서 노숙을 했습니다 두 해 전에 민들레국수집에서 함꼐 살자고 했을 때 믿을 수가 없어서 거절했었는데 함께 지내니까 정말 좋다고 합니다 지난 달에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했고 이번 달에 처음으로 돈이 나옵니다 길이 아닌 내 방에서 잠을잔다는 것이 이렇게 좋은 줄 전에는 몰랐다고 합니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할머니와 함께 살다가 할머니마저 스무 살 때 돌아가시곤 지금껏 혼자 살아온 이씨는 나이가 서른 일곱입니다 십여년 가끼이 서울역에서 노숙을 했습니다 며칠 전에 너무도 몸이 아파서 민들레국수집에 왔는데 덕분에 살았다고 합니다 다시는 서울역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세 분의 이야기를 듣다가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렇게도 착한 사람들이 죽을 고생을 했었습니다

제가 말했습니다 그렇게 배가 고팠으면 크고 화려한 식당에 들어가서 밥 좀 달라고 하면 배는 곪지 않았을 것 아니냐고 했더니 세상에 크고 화려한 식당에는 들어가자 마자 쫓겨난다고 합니다 오히려 작고 허름한 식당에 가서 배고프다고 하면서 밥 좀 줄 수 없느냐고 하면 잘 준다고 합니다 참 이상한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