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점퍼를 구할 수 있나요 티셔츠 하나 구할 수 있나요 우리 손님들이 패딩 점퍼를 입고 땀을 흘리면서 봄 옷을 간절히 구합니다 더워서 어쩔 줄 모릅니다 덥다고 옷을 갈아입으려고 해도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날씨가 변덕을 일으켜 다시 추워지면 몸을 따뜻하게 할 방법마저 없기 때문입니다 더워도 꾹 참고 다시는 추위가 오지 않을 때 봄옷으로 갈아입어야 합니다 그런데 옷을 구하지 못하면..

한여름인데 골덴바지를 입고 온 손님이 있었습니다 바지를 벗을 수는 없고, 입고 있자니 더워서 견딜 수 없어서 바람이 잘 통하도록 군데군데 찢어서 입고 왔습니다 세상에!

손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해가 됐습니다 그 손님은 겨울에 교도소에 잡혀들어갔습니다 한여름에 출소하게 되었는데 교도소 잡혀올 때의 옷을 교도관이 내어주길래 입고 나왔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한여름에 골덴바지 입은 분을 봤습니다.

처음 온 손님인 것 같습니다 어디서 오셨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의정부에서 왔다고 합니다 의정부의 친구집에서 잠을 얻어자고 세 시간이나 전철을 타고 왔다고 합니다 나이는 마흔 여덟이라고 합니다 다 떨어진 안전화를 신고 있습니다

정씨 아저씨는 나이가 예순입니다 부평역에서 두 해나 노숙을 했습니다 새벽에 전철을 타고 신문을 줍는 일을 했습니다 하루 오륙천 원을 벌었습니다 장애인 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체장애 2급인 중증 장애인입니다 그런데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없습니다 연락도 되지 않는 아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제 식사를 한 다음에 머뭇거리더니 쌀을 좀 얻을 수 없는지 물어봅니다 보증금없이 월 십이만 원 월세 단칸방을 하나 얻었다고 합니다쌀을 살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방세 벌기도 빠듯하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한 데서 노숙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고 합니다 쌀 10킬로 한 포와 라면 한 상자를 드렸습니다 참 좋아합니다.

옥자 씨는 병든 남편과 함께 삽니다 옥자 씨는 마흔 여덟 살입니다 폐지를 줍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해도 풀칠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쌀을 매달 한 포씩 드립니다 어제는 라면을 한 상자 드렸습니다

이슬왕자가 어제 국수집을 찾아왔습니다 당뇨 약을 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