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쌀이 120Kg에서 140Kg 정도 들어갑니다 대성씨가 쌀을 나르느라 바쁩니다 김치도 반찬들도 지난 해보다는 배 이상 더 나갑니다 그런데도 고마운 분들의 끝없는 나눔 덕분에 비워지면 채워지고 비워지면 채워지는 놀라운 일들이 매일 일어납니다

며칠 전에 제주도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혹시 양배추가 필요하지 않는지 물어봅니다 10망 정도라도 고맙다고 했더니 더 드릴 수 있다고 합니다 욕심 잔뜩 내어서 50망을 부탁해도 될까요 50망이면한 망에 양배추 세 포기니까 150포기 양배추 김치도 담그고 양배추 채도 내고, 양배추 쌈도 하면 우리 민들레국수집 손님들께 푸짐하게 대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100망을 보내주시겠답니다 그래서 더 욕심을 내어 말씀드렸습니다 민들레국수집에서 다 사용할 수는 없고필요한 곳들과 나누어도 된다면 기쁘게받겠다고 했습니다 곧 보내주신다고 합니다

동인천 역에서 서울에서 오시는 손님들을 제한하고 있지 않다면 민들레국수집을 찾아오실 손님이 더 늘어날 것입니다 참 고민스럽습니다 백원짜리 동전 한 닢도 아쉬운 우리 손님들이 서울에서 이곳까지 오셔서 식사하시고 또 돌아가시려면 전철요금만 이천 원이 넘을텐데.. 그렇다고 오시는 손님께 전철요금을 드리면 좋은데 그럴수도 없고.. 인천 손님들도 민들레국수집을 찾아오시느라 한 시간 또는 두 시간 걸어서 오시는 분도 많거든요 삼십 분 정도 걸어오시는 분도 많고요 버스비도 만만하지 않는 돈입니다 동인천 전철역에서 근무하시는 분들도 무임승차하시는 우리 손님들을무한정 받아줄 수 없는 처지일 것입니다

대성씨가 한 가지 제안을 합니다 민들레 식구인 주헌씨가 1급 장애인이니까 아침에 한 번 동인천 역에 가서 표 두 장 얻어오고, 오후에 또 한 번 가서 표 두 장 얻어다가 손님들께 나눠드릴 수 있는데. 합니다 듣고 있던 주헌씨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민들레국수집에 오기 위해서 동인천역에서 내렸다가 역무원에게 혼쭐이 난 손님들께 힘들지만 조금 더 걸어서 도원역이나 제물포역까지 가서 무임승차를 하면 좀 쉬울 것이라고 알려드렸습니다.

기섭씨가 감기에 걸렸나봅니다 밥을 조금만 드십니다 머뭇거리다가 쓰레기 봉투 몇 장을 내밀면서 좀 사 달라고 합니다 찜질방에서 하룻밤만 자면 감기가 나을 것 같다고 합니다 주고 받고 장사를 하려면 밥값도 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미안하다고 합니다 기섭씨에게 그냥 쓰레기 봉투를 민들레국수집에 달라고 했습니다 저도 그냥 찜질방 오천원을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망설이다가 쓰레기 봉투를 그냥 내밉니다 저도 그냥 오천 원을 찜질방에 가라고 드렸습니다.

2월 19일(목)

오늘은 안양교도소에 갇혀있는 안드레아르 면회가기로 했습니다 어제 접견 예약을했습니다대성씨도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낮 12시에 면회할 수 있습니다 대성씨와 11시에 집에서 출발했습니다

안양교도소에 들어가기 위해서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니까 경교대 대원(군대에서 법무부에 차출되어 군복무를 하는 사람)이 차를 막아섭니다 무엇 때문에 왔는지 물어봅니다 면회하러 왔다고 했더니 제 차에 부착되어 있는 장애인 표지판을 보여달라고 합니다 보여주었습니다 주차할 수 없다고 합니다 왜 주차할 수 없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장애인 표지판에 "주차불가"라고 되어있기 때문에주차할 수없으며, 또 오늘은 차량번호 9번인 차는 주차장에 주차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장애인 차량은요일과 번호 제한이 없습니다 장애인 표지판의 주차불가는 장애인 표지가 그려져있는 주차공간에 주차할 수 없을 뿐이지 일반 주차공간에는 제한이 없는 것입니다얼굴을 붉히면서 큰소리로 항의했더니 됐어요 들어가세요 그럽니다 얼마나 민원인을 무시하는지 속이 상했습니다.

민원실에 들어가서 예약했다고 하니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라고 합니다 그런 다음에 빨리 접견장소로 가라고 합니다 접견장소에 갔더니 또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라고 합니다 제시했더니 밖에 나가서 기다리라고 합니다 8분 면회를 했습니다 유리로 빈틈없이 막혀있고 마이크와 스피커로만 통합니다 스피커 목소리가 너무 작은 것 같습ㄴ다.

안드레아 형제는 2심에서도 2년 선고를 받았습니다 피해자와 합의를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얼굴이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앞으로 베로니카가 동화책을 보내주면 필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안드레아는 글을 제대로 쓸 줄 모릅니다 출소하면 민들레국수집에서 함께 살기로 했습니다.

2월 20일(금)

이제 몸도 늙어가는 것 같습니다 오른 손으로차 잔을 들어올리는 것이 힘듭니다 어떨 때는 힘이 하나도 없습니다 과자를 집어 먹으려고 손을 올리다가 통증을 느낍니다 오십견인가 걱정했습니다 큰맘 먹고 병원에 갔습니다 강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팔목의 과로라고 말합니다 근육이 뭉쳐서 아프다면서 풀어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안심입니다허리와 팔에 침을 맞았고요 목 근육도 풀었습니다 개운합니다 의사 선생님께 금주한지 이십일이나 되었다고 자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