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을 지키려면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가 만나야 한다"(마더 데레사).

8월 10일(월)

참으로 무덥습니다 이토록 무더운 날 민들레국수집에 식사하러 오시는 손님은 얼마나 힘이드실까요 배는 고프고 돈은 한 푼도 없고 전철은 타야하고 그래서 전철을 타고 내리면서 역무원의 눈치를 살펴야 합니다 가까스로 동인천역에 도착했지만 민들레국수집에 오기까지는 거의 800미터는 뙤약볕 속에 땀을 흘리면서 걸어야 합니다 민들레국수집에 도착해도 반겨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반찬을 남기지 않도록 욕심을 조절하면서 접시에 담아야 합니다 번천을 선택할 권리가 거의 없습니다 차려진 것들 중에 별로 먹을만한 것도 없습니다 선풍기가 몇 대 돌아가지만 뜨겁고습한 바람이 붑니다 시원한 냉국이라도 있으면 좋은데 미지근합니다 우리 손님들이 얼마나 힘이 드실까! 가슴이 먹먹합니다.

요즘은 아침 여덟 시에는 민들레국수집에 도착해야 합니다 어제 저녁에 대식 씨가 오늘 아침 조금 늦을 것이란 문자메시지를 보내왔기에 일찍 나왔습니다 그런데 대식 씨가 일찍 나와있습니다 주헌 씨도 밤에 너무더워서 일찍 나왔다고 합니다술을 마시지 않으면 이처럼 부지런합니다.

멀리 하남에서 마태오 형제님이 봉사하러 오셨습니다 참 대단하십니다.

이슬왕자님이 병원에 입원하고 싶다면서 무작정 집을 싸서 왔습니다 술을 참을 수는 없고, 속은 아프고, 누이동생 집에 있기도 힘들고 그러니 두세달만 병원에 입원해서 지낼 수 있도록 보증을 서 달라고 왔습니다 베로니카가 정근 씨 모시고 병원에 가서 보증을 서 드리고 용돈 6만원을 넣어드리고 입원했습니다.

주안 8동 성당 천사들의 모후 레지오 단원 자매님들께서 오늘 오시는 날입니다 오늘은 애호박 전을 부치고, 점심에는 봉사자 분들과 함께 수제비를 만들어서 나누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일거리로 수제비를 할 준비를 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이토록 무더운 날 부천 소명여고 일학년 여학생 여섯 명이 채 선생님의 인솔로 봉사활동을 왔습니다 아이들 일거리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쪽파를 열 단이나 준비했습니다 쪽파를 다듬기 전에 감자깍기 과제를 주었습니다.

점심 무렵에 고마운 밀알회 자매님들이 쌀과 완두콩을 한아름 준비해서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고 아껴 모으신 후원금도 주셨습니다.

개인택시를 하시는 분이 오셔서 살짝 쌀을 내려놓고 가셨습니다 고마운 분께서 이름을